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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은퇴 후 친구가 줄어드는 이유와 해법

by info-bite 2025. 7. 27.

“전화할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
은퇴 후, 많은 중장년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직장이라는 커다란 연결망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대인 관계가 축소된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단지 외로움을 넘어서, 삶의 만족도와 건강에도 깊이 연결되는 문제이다.

서울에 사는 김영호(65) 씨는 퇴직 전까지 대기업에서 영업관리직으로 근무했다. 평소 인간관계가 활발했던 그는 은퇴 후에도 “심심하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렇게 말한다.

“퇴직하자 연락 오던 사람들도 점점 끊겼고, 내가 먼저 전화하면 괜히 바쁜 사람 붙잡는 것 같더라고요. 가끔은 내가 투명인간이 된 기분이 들어요.”

김 씨처럼, 활발했던 사람도 역할이 사라진 순간 관계가 끊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친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상황’의 변화

은퇴 후 친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공통의 시간, 장소, 목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직장 동료와는 하루 8시간을 같이 보내고, 자녀를 키우는 시기에는 학부모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구가 생겼다. 그러나 은퇴 이후에는 연결을 위한 접점이 급격히 줄어든다.

또한, 사회적 지위와 역할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과장님’, ‘부장님’으로 불리던 호칭이 사라지자, 스스로 관계를 맺는 데 위축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시니어는 “이젠 대화 주제조차 없다”고 말한다.


📌 사례: 박정자(68) 씨의 회복 스토리

박정자 씨는 은퇴 후 3년 동안 거의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남편은 일찍 퇴직했고 자녀들도 각자 바빠 소통이 줄어든 상태였다. 매일 TV를 보거나 소파에 누워 있는 생활이 반복되었고, 점점 우울감이 깊어졌다.

그러던 중, 동사무소에서 온 안내문 한 장이 그녀의 삶을 바꿨다.
“시니어 스마트폰 교실 수강생 모집”
처음엔 망설였지만, 강의 첫날 비슷한 또래 여성 두 명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이후 그는 주 1회 함께 산책하고, 같은 반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안부를 주고받으며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사람들이 나를 반갑게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생겨요. 요즘은 누군가와 약속 있는 날이 기다려져요.”

16. 은퇴 후 친구가 줄어드는 이유와 해법

📘 관계를 복구하려다 상처만 남은 사례

반면, 관계를 억지로 이어가려다 상처만 남는 경우도 있다.
정재만(67) 씨는 은퇴 후 시간이 많아지자, 예전 직장 동료들에게 먼저 연락을 자주 하게 되었다. 식사를 제안하고, 전화도 종종 했지만 상대방의 반응은 점점 시큰둥해졌다.

“내가 뭔가 부담을 줬던 걸까 싶더라고요. 결국은 내 외로움을 남한테 던진 것 같아 스스로도 민망했죠.”

이런 경우는 일방적인 기대가 관계를 더 멀어지게 하는 전형적인 예이다.
정 씨는 이후 지역 작은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하며 새로운 인간관계를 천천히 쌓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말한다.

“예전 사람들과는 인연이 거기까지였던 거죠. 억지로 붙잡을 게 아니라, 지금 내 삶의 리듬에 맞는 인연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16. 은퇴 후 친구가 줄어드는 이유와 해법


🧠 전문가가 말하는 ‘시니어의 인간관계 유지법’

서울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은퇴 후 인간관계와 삶의 만족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시니어가 느끼는 외로움은 ‘관계의 양’보다는 ‘관계의 질’과 관련이 깊다.
많은 친구가 필요하다기보다,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2~3명의 의미 있는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지가 핵심이다.”

또한, 관계를 맺을 때는 ‘사회적 역할’을 동반한 모임이 오래 지속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친목 모임보다, 함께 활동하거나 공동 목표가 있는 모임이 훨씬 장기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 연구: 인간관계 단절 시 건강 위험 증가

보건복지부 노년정책과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자 중 사회적 접촉이 1주일에 한 번 이하인 사람은
우울증 발생률이 2.8배 더 높고, 치매 발병률도 1.9배 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관계가 단순한 정서 문제가 아니라, 정신 건강, 심지어 신체 건강까지도 깊이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해법은 ‘목적이 있는 만남’을 늘리는 것

단순한 친목은 의외로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취미나 활동 중심의 만남이 오히려 더 지속력 있고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도서관 글쓰기 모임, 지역 자원봉사 활동, 운동 동호회는 매주 같은 사람을 만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틀이 되어준다.

또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면 연결의 폭은 더 넓어진다. 카카오톡 단체방, 줌(Zoom) 모임, 유튜브 댓글 활동 등은 물리적 거리와 관계없이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다. 소극적인 기다림 대신, 먼저 연결을 시도해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마무리 요약

은퇴 후 친구가 줄어드는 건 나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변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의미 있는 접점을 다시 만들면, 새로운 관계는 언제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 공통의 활동, 지속적인 만남, 그리고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장(場)을 찾는다면, 은퇴 후의 인간관계도 이전보다 더 깊고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