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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국제 기념일 해설

세계 소리의 날: 인류가 잊어선 안 될 소리들

by info-bite 2025. 8. 17.

서문 –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시간의 흔적

창문을 열면, 먼 곳에서 기차의 경적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어릴 적 여름 방학을 떠올리게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첫사랑을 떠오르게 한다. 소리는 단순한 물리 현상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을 담는 그릇이다.
매년 7월 18일은 ‘세계 소리의 날(World Listening Day)’이다. 이 날은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소리들을 기록하고, 그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계 소리의 날이 생긴 이유

세계 소리의 날은 2010년, **세계 청취 프로젝트(World Listening Project)**가 제정했다. 날짜는 캐나다의 작곡가이자 환경음향학자 머리 샤퍼(Murray Schafer)의 생일을 기념해 선택됐다. 그는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라는 개념을 세상에 알리며, 인류가 소리를 환경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류가 기록한 잊지 못할 소리들

1. 사라진 기차역의 마지막 안내 방송
프랑스 파리의 한 역사에서, 철도 노선 폐쇄 전 마지막으로 울려 퍼진 안내 방송이 녹음되어 보관 중이다. 역을 드나들던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과 함께, 이 소리는 한 시대의 끝을 알린다.

2. 고래의 노래
태평양 심해에서 포착된 혹등고래의 울음은 인간이 만든 음악과 닮아 있다. 이 소리는 해양 보호 운동의 상징이 되었고, 지금도 환경 단체의 캠페인 음악으로 쓰인다.

3.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음성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남긴 “한 사람의 작은 발걸음”이라는 목소리는 우주 탐사의 상징적 순간을 영원히 남겼다. 이 음성은 인류가 지구 너머를 향해 나아간 증거다.

4. 사막의 바람
아프리카 사하라에서 녹음된 바람 소리는,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모래와 돌이 부딪히는 수백만 개의 작은 울림이다. 듣는 사람에 따라 자유, 고독, 혹은 영원을 느낀다고 한다.


소리가 사라지는 이유

  • 도시 개발로 인한 자연 소리 감소
  • 기계음과 교통 소음의 증가
  • 전통 문화의 쇠퇴로 사라지는 악기와 의식
  • 생태계 변화로 줄어드는 동물 소리

환경학자들은 소리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현상을 ‘사운드 멸종’이라고 부른다.


세계 소리의 날의 활동들

  1. 사운드 워크(Sound Walk) – 도심이나 자연을 걸으며 들리는 소리를 기록
  2. 로컬 사운드 아카이브 제작 – 지역 고유의 소리를 녹음해 온라인에 보존
  3. 교육 프로그램 – 학생들에게 소리의 생태적·문화적 의미를 가르침
  4. 소리 예술 전시 – 녹음된 소리를 활용한 예술 작품 전시

우리가 할 수 있는 소리 보존

  • 집 근처의 자연 소리를 녹음해두기
  • 부모님의 목소리, 아이의 웃음소리 저장하기
  • 여행지에서 풍경 사진과 함께 소리도 함께 기록하기
  • 소음 줄이기 캠페인 참여

세계 소리의 날: 인류가 잊어선 안 될 소리들


결론 – 귀로 쓰는 역사책

소리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언어다. 세계 소리의 날은 단순히 귀를 위한 기념일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사람과 자연이 공존했던 순간을 보존하는 날이다. 오늘 하루,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 속에 과거와 미래가 함께 숨 쉬고 있다.